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번역 (문단 편집) ===== 캡틴의 명분과 영화의 주제 ===== >원문: '''"We don't trade lives."''' >예시 번역: '''"우린 생명을 거래하지 않아."''' >넷플릭스판 자막: '''"목숨을 놓고 거래하는 거 아니야."''' >VOD판 자막: '''"모든 생명은 소중해."''' >더빙판 번역: '''"우린 목숨은 교환 안 해."''' >---- > 박지훈의 번역: '''"우린 친구를 버리지 않아."''' 인피니티 스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비전이 자기 자신을 희생해 마인드 스톤을 파괴할 것을 제안하자, 캡틴이 비전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며 한 대사. '''"그 어떤 이유가 있어도 하나의 생명을 함부로 버릴 수는 없다"'''라고 역설하는, 우주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서도 정의롭지 않은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 캡틴의 굳은 마음가짐을 드러내는 대사지만 "친구를 버릴 수 없다."는 어이없는 문장이 나왔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수백만의 목숨이 걸려있다 해도 그걸 위해 하나의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는, 세 편의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캡틴 아메리카의 [[의무론]]적 정의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단순히 더 많은 수가 살아남도록 학살을 벌이는 타노스'''의 공리주의적 가치관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대사인 것이다. 특별한 연출 없이 지나가듯이 나온 대사지만, 이것은 영화를 관통하는 타노스와 캡틴 아메리카의 근본적인 사상 차이를 드러내는 대단히 중요한 장면이다.[* 정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캡틴의 경우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위라면 목적과 결과가 더 낫다 해도 행할 수 없다'''는 것인 반면에, 타노스의 경우 '''어떤 일이라도 저울질 하여 더 나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주를 구하기 위해서 비전이 희생을 택하겠다고 주장한 이후 대화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 원문: '''그러나 비전의 생명 또한 동등하게 중요하므로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해도 비전을 희생시킬 수 없다''' > 박지훈: '''딴 놈이면 몰라도 비전은 우리 친구라 못 하겠다''' '''스티브 로저스는 비전이 아니라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목숨이 걸렸더라도 똑같은 대답을 내놓았을 사람이다.''' 동료라서 반대한 것이 아니다. 또한 이를 통해 어벤저스는 타노스에게 대항하는 이유를 확실히 얻게 된다. 그의 행동은 죽어갈 수많은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정의롭지 못한 학살이기 때문이다. 번역판에서는 이 우주적인 싸움을 펼쳐 절대적인 악에 맞서 싸우는 계기가 '우리 친구가 죽으면 안 되니까'인 것이다. 이 번역 하나로 캡틴 아메리카의 숭고한 신념이 단순한 연고주의로 치부된 것이다. 조 루소 감독은 2016년 7월 내한 강연 당시 '캡틴은 타인을 지키기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 헌신, 희생.. 보편적인 인간애 코드였다'라고 언급하며, 이를 '캡틴 '''아메리카''''라는 영화 제목에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시빌 워]]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은 바 있다. 즉, 시빌 워에서 버키를 지키기 위해, 인피니티 워에서 비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은 우정이 아닌 범인류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애, 누구라도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서였으며 이러한 캡틴의 캐릭터 색깔을 본작에서 한층 더 발전시킨 것이다. 그러나 박지훈의 오역으로 캡틴의 캐릭터성, 영화의 주제, 빌런과 히어로의 대립각이 몽땅 전 우주 인구 절반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Endgame을 '가망이 없어'로 번역한 건 영화의 내용을 날려버린 오역이라면, We don't trade lives를 '친구를 버릴 순 없어'로 번역한 건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날려버린 오역. 사실 이 부분은 전후 상황이나 맥락을 고려해볼 때, 굳이 의역하지 않고 '''원어를 직역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부분'''이다. 이것에 대해 ‘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번역’을 하다 보니 실수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관객의 지적 수준을 꽤나 얕잡아봤다고 볼 수 있다. 작중 내내 타노스는 생명체의 절반을 구하기 위하여 나머지 반을 죽인다는, 즉 생명은 교환(trade)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전제를 미리 깔고 있었다는 걸 관객 모두가 충분히 인지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대사가 철학적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차원적이고 난해한 대사는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오역으로 인해 나중에 비전이 캡틴을 위기에서 구하며 "We don't trade lives."를 그대로 돌려주는 장면도 그 영향을 받게 되었다. 비전은 도덕적인 천성과는 별개로 경우에 따라서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던 캐릭터였으며, 이는 시빌 워에서 '사건의 전후관계를 중시하여 협정에 찬성하는 비전'과 '개개인의 자유와 정의감을 존중하여 협정에 반대하는 캡틴'이라는 구도로도 표현된 바 있다. 그랬던 비전이 캡틴의 대사를 그대로 돌려주었다는 것은, 사상과 이념 때문에 서로 갈등을 빚었던 과거와 달리 비전도 결국엔 캡틴을 인정했다는 감명깊은 장면이다.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마저 캡틴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캡틴의 매력과 카리스마가 부각되는 연출이다. 근데 이걸 "친구를 버릴 수 없어"라는 오역으로 인해 '친구들끼리 버리지 않고 서로 돕는다'는 뻔하고 진부한 우정팔이로 전락시켜버렸다. 또한 상술했듯 비전이 캡틴과 똑같은 말로 맞받아치며 서로 이해하며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깨닫는 중요한 대사였다. 비전은 똑똑하지만 결국 인간이던 존재들에게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창조물이었다. 인간을 본떠 만들어졌지만 울트론 + 자비스 + 마인드 스톤과 기타 등등으로 이루어진 인간도 아니고 생명체도 아닌 '그 무언가'로 만들어 졌다. 즉 인간보단 오히려 로봇에 가까운 존재일 수도 있다. SF를 다룬 창작물이라면 꼭 한번씩 등장하는 '인간과 구별할 수 없고, 인간과 같은 감정을 지닌 로봇을 만든다면 그것을 생명체로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의식을 가진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 주제의식을 나타내는 것이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만들어진 초기에 차갑고 딱딱하며, 누가 봐도 로봇처럼 보이는 성격을 지녔지만 '시빌 워'를 겪으며 자신 때문에 상처입은, 자신과는 다른 인간 혹은 생명체를 보면서 깊게 고뇌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이후 인간의 모습으로 지내며 완다와 교제하는 등 점점 생명이라는 것을 이해해가며 '인피니티 워' 초반까지 완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후반부에 캡틴이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다'라는 대사를 통해 자신을 로봇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을 비전이 캡틴에게 똑같이 말해주며 캡틴의 이념을 이해함과 동시에 '결국 이들도 하나의 생명체다'라는 영화 전체적으로 중요한 주제를 던지는 대사이다. 그런데 그것을 무시하고 '생명'이나 '목숨'이라는 말은 쏙 빼고 친구타령이나 하는 놈들로 만들어 버렸으니 캐릭터의 근간을 뒤흔드는 엄청난 오역이 아닐 수 없다. 애초에 시청 가능 연령대를 생각해서 이해가 쉬운 대사로 번역을 해야 했다면 진부하지만 이해가 쉽고 주제를 한번에 나타낼 수 있는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수준으로만 번역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미취학 아동이나 유치원생들이 볼 것도 아닌 12세 이상 이용가 영화인데, 12살 먹은 애들이 그런 주제 하나 이해 못할까? 나이를 떠나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선 이해를 못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애초에 원문도 'trade'라는 비교적으로 딱딱한 용어를 사용하는데 그러면 영어권 사람들은 우리보다 뛰어나서 대중들이 이해가 더 빠르기 때문에 이러한 용어를 사용했을까? 이러한 오역들에 대한 변명들 자체가 모두 궤변일 뿐이며 '''사실은 그냥 번역가의 기량이 부족해 오역을 저질렀다.'''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결국 VOD 자막에서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로 번역되었고 더빙판에서는 "우린 목숨은 교환 안 해"라고 직역했다. 짧고 심플하지만 굵직한 메시지를 잘 살려냈다고 볼 수 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